리프트 철탑 꼭대기에 엎드린 저격수가 닭다리를 한 입 물고 나직하게 묻습니다. 배고파 죽겠지 아주? 조준선 끝에는 맞은편 산장 라운지 창가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회사원이 있고, 총알은 바삭한 닭다리입니다. 푸른 빛이 차올라 터지면 닭다리가 유리를 동그랗게 뚫고 들어와 입에 정확히 꽂히는 20초 코미디입니다.
배경은 눈 덮인 능선으로 잡아서 겨울 햇빛과 파란 하늘이 장면마다 읽히게 했어요. 한 발의 순서를 장전, 푸른 동심원, 하얀 섬광, 비행, 유리에 생기는 구멍, 입속까지로 정해 두고 반복해서, 연발 장면과 마지막 손님들 장면에서도 장치가 그대로 이어집니다. 컷은 열한 개로 나누고 스코프 속 시점을 두 번 넣어 조준과 반응이 오가게 했습니다.
저격수는 빨간 가죽 봄버와 검정 와이드 팬츠가 보이는 캐릭터 시트로 잡았어요. 회사원은 사진 한 장에서 스키 아노락과 연청 스키 팬츠, 고글을 입힌 캐릭터 시트를 따로 만들었고, 함께 앉은 손님 다섯 명은 머리색과 겉옷을 글로 하나씩 정해 얼굴이 서로 섞이지 않게 했습니다. 시트의 흰 배경과 여러 방향 구성은 가져오지 않고 얼굴과 옷만 쓰게 했어요.
라운지 컷에서는 유리가 화면 왼쪽, 손님들이 오른쪽에 앉고 회사원이 가장 앞자리입니다. 대사를 치는 첫 장면은 저격수의 입이 또렷하게 보이는 각도의 4초 클립으로 따로 다시 만들었어요. 마지막에는 여섯 명 모두 닭다리를 문 채 창밖을 보며 멈춥니다.